2020 美대선 주요 변수로 떠오른 '바이블벨트'의 복음주의자들

無益박병은목사 | 2019.07.20 22:29 | 조회 2806

2020 대선 주요 변수로 떠오른 '바이블벨트'의 복음주의자들

오홍석 인턴기자(UC버클리 정치학과 졸업) 2019.07.21

 

최근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통과돼 논란이 일었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낙태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랜 침묵을 깨고 "나는 강력하게 낙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과거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한 때 낙태를 찬성하는 입장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배경에 대해 미국의 주류언론들은 복음주의 기독교인’(evangelical Christians) 유권자들을 의식해서란 분석을 내놓았다.

 

복음주의는 장로교와 침례교, 감리교처럼 독립된 교파는 아니다. 기독교(개신교) 안에서 교파와 관계 없이 특정 성향에 따라 붙여지는 이름이다. 뉴욕 바드 칼리지의 월터 미드 교수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미국의 정치외교 전문 매체)에 기고한 내용을 보면, 복음주의자들이 다른 개신교 신자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지점은 보수 기독교 윤리의 전파를 위한 사회 참여를 사명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그래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사실 복음주의자’(evangelist)들은 미국 정치에서 빼놓을수 없는 거대하고 영향력 있는 집단이다. 미국의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의 2014년 조사 결과를 보면, 종교를 기준으로 한 미국 유권자 분류에서 가장 많은 26%를 차지한다. 가톨릭(20.8%)과 주류 개신교(14.7%) 신자들보다 많다.

 

또 보수 성향이 강해 공화당의 당론 결정과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워싱턴 정가의 대표적인 복음주의자들이다.

 

레이건·부시 부자 당선에도 크게 기여

복음주의의 역사는 과거 마틴 루터와 함께 종교 혁명의 주역이었던 장 칼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복음주의자들이 본격적으로 미국 정치 무대에 등장한 것은 세계 2차대전 이후다. 빌리 그레이엄, 칼 헨리 같은 종교지도자들의 리더십 아래 정치적인 영향력을 키웠고, 1976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가 당선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복음주의자들은 로널드 레이건, 부시 부자(父子), 트럼프에게도 각각 표를 몰아주며 공화당 지지층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언론은 공화당 지지 성향의 복음주의자들이 많이 사는 동남부 지역을 묶어 바이블벨트’(Bible Belt)라고 부르기도 한다.

 

복음주의자들은 미국 사회의 주요 쟁점에 관한 보수 여론 형성에 크게 기여해 왔다. 전통적인 가족관을 중시하기에 꾸준히 낙태와 성 소수자 권리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대외정책에서는 친() 이스라엘 성향으로 이란을 적대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카고대의 존 미어샤이머 교수와 하버드의 스테픈 왈트 교수는 공동 집필한 저서 이스라엘 로비’(Israel Lobby)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이 친() 이스라엘 성향을 띄는 이유는 복음주의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대외정책을 펼치도록 로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복음주의자들의 결집력은 특히 돋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복음주의자가 아니지만 복음주의자들로부터 몰표에 가까운 81%를 득표했다. 이는 복음주의자로 알려진 조지 W.부시 대통령이 2006년 얻는 76%보다도 많은 득표수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에 출마할 당시 부터 복음주의자 유권자들을 의식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인디애나주() 주지사였던 마이크 펜스를 선택한 것은 "열성 복음주의자인 펜스가 강성 공화당 당원들과 복음주의자들의 표를 얻어올수 있을거란 계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복음주의자들이 이토록 미국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의 수가 많고 잘 조직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자들은 미국 남부에 위치한 수천 명의 신도를 거느린 메가 처치’(megachurch)들을 중심으로 조직화 돼 있어 강력한 결집력을 보여준다.

 

1962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한 종교행사. 연단에 선 사람이 복음주의 신도의 정치세력화를 주도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다. /트위터 캡처

1962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한 종교행사. 연단에 선 사람이 복음주의 신도의 정치세력화를 주도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다. /트위터 캡처

그런데 잘 알려진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독교 신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도덕적이고 신앙심 깊은 대통령상()과는 거리가 좀 있다. 그런데도 복음주의자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현재 70%에 육박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도덕적으로 타락한 미국사회를 되돌리기 위해 선택된 도구로 여기기 때문"이란 의견이 많다.

 

유명 복음주의 작가 랜스 월나우는 트럼프 대통령을 성경에 등장하는 키루스(사이러스·Cyrus)에 비유하기도 했다. 키루스는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페르시아의 군주로 이교도이지만 하나님(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바빌로니아로부터 이스라엘 포로들을 해방시키고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었다고 전해지는 인물이다. 복음주의자들은 흠이 많은트럼프 대통령이지만, 키루스가 그랬듯이 신의 뜻에 따라 미국사회를 바꿔줄 인물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복음주의자들이 공포심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주장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기간 동안 동성결혼 합헌 등 기존의 기독교적인 윤리관을 무너뜨리는 변화로 미국 사회가 타락했다는 두려움 퍼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지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전체 76% 백인 복음주의자 감소가 변수

복음주의자들의 바램은 현실이 되고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보수적인 성향의 닐 고서치와 브랫 캐버노를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에 임명했다. 이로써 아홉 명의 대법관 중 과반수가 넘는 다섯 자리를 보수 성향의 법관들이 차지하게 됐다. 미국 사법체계 특성상 연방대법원은 정치 지형을 뒤흔들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과반수가 넘는 대법원장이 보수적인 성향이라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에서도 복음주의자들의 영향력은 돋보인다. 뜬금없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표한다던가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영토분쟁 지역인 골란고원의 주권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인정하는 일도 모두 선거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복음주의자들의 표심을 의식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미국 정치의 주요 세력으로 자리잡아온 복음주의자들에게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신자의 76%에 달하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인 복음주의자는 과거 2008년 전체 유권자 중 18%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그 수가 15%로 감소했다. 미국 백인 젊은층 중에 신앙을 등지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흑인 복음주의자들은 이전부터 진보적인 의제에 투표한 데다가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는 샬로츠빌 폭동같은 굵직한 인종차별 사건에서도 침묵을 지켜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다. 히스패닉 복음주의자들은 비록 소수지만 빠르게 그 수가 늘고 있다. 강력한 이민법과 시장에서의 작은 정부를 지지해온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수가 줄어들면 복음주의자 사회 내에서도 두 정책에 대한 여론변화가 생길수 있다.

 

지난달 종교지도자들과 낙태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수천만 달러의 자금지원과 3

 

천만 유권자를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수정헌법 1조에 종교의 자유와 정부의 종교에 대한 중립을 명시하고 있지만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이 성경에 왼손을 올리고 오른손으로 선서를 할 만큼 기독교 전통이 강한 나라다.다시 한번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복음주의자들이 다가오는 2020년 대선 결과에 미칠 영향이 중요한 관전 포인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20/2019072000690.html   조선일보 7월 21일 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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