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김 광일

無益박병은목사 | 2018.11.06 11:57 | 조회 4217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김 광일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라니요. 아니 이게 무슨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입니까.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이 말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책 제목입니다. 지금 젊은이들 사이에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책입니다. 지난 4월에 나온 책인데, 벌써 14쇄를 찍었습니다. 발행 부수로는 12만 부를 찍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도 그리고 회사원도 했던 사람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와서 쓴 책입니다.

저자는 올해 마흔 살인데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게 진리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10분만 더 오르면 정상이 있을 거라고 믿고 참고 또 참고 올라왔는데, 지난 40년 동안 계속 오르막뿐이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너무 억울해서 이제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우리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찾지 못해 좌절하고 마는데요, 이런 청년들이 이런 책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10%쯤 됩니다. IMF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9살부터 29살까지 청년들이 서울시에만 144만 명쯤 됩니다. 이 중 미취업 청년, 불안정 고용 상태 청년이 50만 명이 넘습니다. 서울시가 이들 중 일부에게 매달 50만원씩 청년 수당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청년 지원금을 복지부는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정작 청년들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에 열광하고 있는 겁니다.

아등바등 살 필요가 뭐 있겠나, 이제부터 대충 살자, 노력한다고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노력 안 해도 국가에서, 지자체에서 현금을 나눠주고 있으니, 그냥 대충 살자, 그런데, 이게 무슨 책이람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니, 이게 바로 내 얘기로구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 이런 청년을 공시생이라고 부릅니다.

정확하게는 누구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지만, 최근 신문 보도는 공시생이 44만 명, 혹은 50여만 명쯤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에게 장래 꿈을 물어보면, 공무원이 되는 것이라는 대답이 흔합니다. 이 아이들은, 이 청년들은, 열심히 살 필요가 없는 신의 직장, 대충 살아도 날마다 행복한 직장, 그 직장이 공무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민간 기업에 다니는 청년 10명 중에 7명은 공무원으로 인생 열차를 갈아타볼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는 아마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청년들이 지금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열정을 가지라고 강요하고 그 열정을 약점 잡아 이용하고 착취한다, 그래서 열정을 함부로 드러내는 건 위험하다, 이런 세상이라면 차라리 열정이 없는 편이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열정은 좋은 거다, 나를 위해 쓰기만 한다면 말이다, 이런 뜻이기도 합니다.

 

내가 어떤 것에 열정을 쏟고 있다면 그 열정이 나를 위한 것인지, 남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열정이라는 것은 그렇게 자주 생기는 것도, 오래가는 것도 아니다, 이런 대목도 있지요. 열정을 막 쥐어 짜내서도, 아무데나 쏟아서도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도 생전에 열정이 내 가슴 속 웅덩이에 고일 때 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어떤 정권이 젊은이에게 이마에 땀을 흘리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현금을 살포하듯이 나눠주고, 세금으로 잠시라도 채용해서 무작정 달달한 일자리 숫자를 늘려 가면, 묻지 마 복지의 폭을 자꾸만 확대하다보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 제목을 오해하면서 맥이 탁 풀리게 되는 것입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6/20181106027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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